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좋은 어른과 나쁜 어른을 간발의 시간차로 동시에 경험하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했는데, 오늘이 그 날이었다.
좋은 어른은 무기력을 고백하는 나에게 말했다. 잘 찾아왔다고. 가르치려 하지 않고, 더 많이 얘기하지 않고, 내 이야기를 먼저 들어주었다. 요즘 나의 상황에서 위로의 말을 듣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 욕심이라 생각했고, 누군가에게 징징대는 것도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. 혹여나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고나면 이틀이고 3일이고 후회했다. 왜 그랬을까 하고. 근데 오늘 나는 좋은 어른과의 대화만으로도 위로를 받은 기분이다. 내심 이런걸 바래왔었나 싶기도 하다. 원래 직업상 이런 대화에 특화되어 있을 수 있는 어른이었을지라도 말이다.
나쁜 어른은 나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다. 내가 방구석에서 멍을 때리고 있다 할지라도 그 시간은 온전한 나의 시간이다. 다른 사람이 함부로 써버릴 수 없는 시간인 것이다. 하지만 나쁜 어른은 나의 시간을 당연한듯이 사용하며 내 마음 깊숙한 곳에 상처를 남겼다. 그동안 나는 내가 조금은 배려받지 못했던 순간들, 모진 소리를 들어왔던 순간들을 참아냈던 것을 후회했다. 그리고 처음으로 생각했다. 절대로 같은 부류의 어른이 되지 않아야겠다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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